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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저지의 스테이트 리오프닝을 앞두고, 일상으로 돌아가기전 일생일대의 특이한 경험이었던 팬데믹 기간에 찍어둔 사진들 대방출 겸사 일지를 기록해본다.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 초창기를 보낸 뉴저지에서의 이야기를 적어놓았던 전의 포스팅에 이어서 (2020년 코로나 당시 나의 일상 기록 - 1 먼저 보려면 클릭)
이번 포스팅에서는 남자친구가 사는 맨하탄으로 넘어가 생활했던 2020년 하반기 이야기를 이어가겠음!


Emergency를 의미하는 빨간불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5월 25일은 희대의 사건들을 일으킨 시발점이 된 조지플로이드의 죽음 1주년이라고 한다. 작년 이맘쯤인 것이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맨하탄에 갔을땐, 시위도 시위지만, 분노에 가득찬 looter들이 상점과 공공시설 등을 깨부수고 있었고.. 그 어느때보다도 나라의 정치적, 인종적인 분열이 심각했던 때이다 ㅠ


맨하탄 또한 어수선하고 위험한 분위기로 가득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더더욱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래서 내 남자친구는 맨하탄 내에서 원활하게 돌아다니기 위해서 E-scooter를 구매했다.(=전동킥보드. 킥보드는 영어로 스쿠터입니다.)

우리의 모습

스쿠터를 구매한 후, 함께 저 빨간줄을 표시한 코스를 돌기 시작했는데,
이미 자전거 라이딩이나 러닝을 지속적으로 한분들이라면 익숙한 코스이겠지만, 뚜벅이들은 절대 마스터할일이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렇다 해도, 인력 자전거로 저 코스 완주하는 것도 사실 불가능이다.. 엄청 힘들다)

저 빨간 줄 그은 부분은 허드슨리버파크/이스트리버파크 해서 쭈우욱 자전거 도로로 이어져있고, 각종 공원과 편의 시설이나 가든, 레스토랑 등 볼 것과 놀것들이 매우 아름답게 조성되있어서 재미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최근에 개발된 허드슨리버 쪽 파크가 정말 이쁘고(H라고 표시한 왼쪽 강ㅋㅋ) 풍경도 뉴저지를 바라보기 때문에 아름답다.

이스트리버 쪽은 아주 옛날에 개발했는지 좀 상대적으로 ghetto하고 지저분하지만, (심지어 퀸즈 뷰도 그다지 이쁘지 않다 ㅋㅋㅋ) 그래도 여전히 강가는 이쁘고,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있다(..라고 하기엔 콘크리트 울퉁불퉁 잼.. 여튼 스릴있고 좋음)

여름에 관광오는 사람들은 꼭 시티바이크 빌려서 돌아보라고 하고 싶다. 근데 땀빼고 허벅지 경련날 각오는 해야함 ㅎㅎ

나도 걸어서 부분 부분을 놀러간 적은 있지만, 남친덕에 맨하탄에 이런 스팟들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구석구석 많은 곳을 알게 되었다 ㅎ 돈안쓰고 이렇게 풍경구경하며 놀곳이 많았다니.. ^^ 충격이군(늘 까페나 밥집 술집같은 돈쓰는 베뉴에 가는 편)

으스스한 굴다리

일단 우리는 킵스베이쪽에 살았으므로 출발점이 East river인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입구가 있지만 38가 3애비뉴에서 가까웠던 이스트리버 파크의 굴다리로 입장을 하는데 ㅋㅋ 너무 구석져서 꼭 게임에 나오는 시크릿 던전입구같다. 지저분하고 홈리스들도 있으니 여자혼자 늦은 시간에 가지는 말장 ^^; 다른 입구도 많다.

이스트리버

그래도 쏙 들어가면 탁트인 이스트리버 파크가 나온다는거 ^^ 약간 한강분위기?

헏슨리버에 비하면 놀거리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이스트리버 쪽에도 간간히 멈춰서 볼만한 것들이 있다. 코로나라서 레스토랑에 들어갈 일은 없었지만, 익히 이름을 들어본 강가 레스토랑들이 있었다.

그리고 더더욱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면 프로젝트 단지 근처에 테니스코트같은 것들도 있고 사커필드도 있는 커다란 공원들이 나온다. (again, 조금 게토하다.) 그리고 많은 히스패닉계 프로젝트 주민들이 쿵닥쿵닥 노래를 틀고 바베큐를 하고 있다. 바베큐 퍼밋은 없는걸로 알고있는데, 해도 상관이 없는 분위기다. (굳이 맨하탄에서 하고 싶다면)

한때는 내사랑 피어16

그래도 꾹 참고 이스트리버 따라 내려가다보면 점점 분위기가 좋아지며 Financial district 지점에 다다르면 Pier 16이 나온다.

한때는 나의 최애 스팟이었는데, 예전에 허리케인 샌디가 다녀온후 직격탄을 맞아서 바퀴벌레들이 들끓고 많은 레스토랑과 바가 닫았다. 강가에 인조 모래사장을 깔아놓고, 브룩클린브릿지 뷰를 보며 맥주를 마실수있는 비어가든도 있었고, 주변 아기자기한 맛집도 많았는데, 닫은 후로 나도 발길을 끊게 되었다.

오랜만에 가보니, 현재는 복구와 레노베이션이 끝나 밥집같은 것은 많이 사라지고, 퍼블릭 파크로 바뀐 분위기다. 그래도 분위기는 좋다. 성인관람가에서 전체관람가로 바뀐 느낌 ㅎㅎ

여기가 원래 비어가든이 있던 자리인데, 보다시피 그냥 퍼블릭 파크같은 느낌의 벤치있는 공터로 바뀌었다. 뒤에는 브룩클린 브릿지.

무려 2013년

이것은 내가 어릴적 그 비어가든에 가서 찍었던 사진 ㅋㅋㅋ 무려 2013년 일이다. (고인물 인증)
빛나는 소파 너무 예쁘지 않나요 ㅠ_ㅠ 취향저격이라구.. 돌려줘..

힘들게 뛰어 놀고오면 집에 와서 거대한 보드카 꺼내서 남친이랑 홀짝홀짝 ㅋㅋ 보드카랑 콜라는 평소 절대 안마시는 조합이지만, 집에선 그냥 있는걸로 섞어마신다.

Moonstruck

딱 한번 용기를 내 친구들과 바깥에서 식사를 했다. 브런치아워에 사람들 너무 많더라..ㅠ

분위기 좋은 곳은 이미 꽉꽉 차있어 돌다가 찾은 Moonstruck. 약간 그릭 다이너같은 느낌인데, 맨하탄 곳곳에 브랜치가 있는 레스토랑이다. 근데 지점마다 서비스/맛/분위기 편차가 너무 달라서 같은 간판을 다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내가 간곳은 킵스베이에 있는 문스트럭인데, 자리있는 곳을 찾아 떠돌다가 무려 13불에 커피,술,샐러드,메인,디저트까지 주는 코스에 반해서 후딱 앉았다. 근데 맛도 좋고 이때 코로나당시엔 2불이면 술도 리필해줬다 ㅋㅋㅋ 완전꿀
어릴땐 분위기 좋은데 가서 손바닥만한 음식 먹고 비싸게 주고 그랬는데, 나이먹을수록 가성비좋은게 너무 좋은겨 ㅠ_ㅠ

지금도 이 가격으로 브런치를 주기는 하는데, 2달러 술 리필은 사라졌다.

Little island

그 당시에는 리틀 아일랜드가 공사중이었다.
유명한 허드슨 베슬을 건축한 회사에서 이것도 담당했다고 하는데, 미래도시같은 느낌? 지금은 완공했고 사람들 바글바글함. 다녀온 지인의 말에 따르면, 한번은 가볼만 하다고 ㅎ

여기는 어느지점이었더라 기억이 안남... 그냥 허드슨리버 계속 타고 내려가면 Pier가 너무 많음. 내려서 놀곳이 너무 많음. 근데 역시 뷰 떼깔이 이스트사이드랑은 좀 다르쥬 ^^;

나의 최애 스팟

여기는 너무 맘에 들어서 어딘지 기억난다. 유달리 허드슨리버의 파크들 중에서도 유달리 길게 뻗은 장소가 있는데, 여기는 Pier 34이다. 거의 강가 한가운데까지 뻗은 느낌이라 쭉 들어가면 다운타운의 야경이 쫙 보이고, 바닷가에 온 기분이 든다. 사람은 별로 없고, 벤치는 몇개 있으니까 앉아서 명상하기 딱 좋다. (걸어오긴 좀 힘든 거리이긴 하다..)

ㅎㅏ.. 어떻게 설명하지? 실연하고 소주병들고 찾아오고 싶은 그런 뷰다 ㅋㅋㅋ

여기도 걸어가면 찾아갈수 있는데 주소는 모르겠다 그냥 허드슨 리버 쭉 타고 다니다보면 나오는 이쁜 장소/공원
여튼 너무 많으니까 리스트는 공식사이트에서 한번 보시라는.. https://hudsonriverpark.org/the-park/piers-and-places/

Piers & Places — Hudson River Park

On more than a dozen public piers, not to mention miles of pathways and landscapes, you'll discover a park that offers more than you may imagine.

hudsonriverpark.org

Financial district

쭉 열심히 내려가다보면 드디어 전환점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당도한당. 자전거도로를 따라 슝 돌아 내려오면 이 탁트인 공터가 있고, 커다란 건물인 Pier a harbor house 가 나오는데, 오이스터도 팔고 하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코로나땜에 닫혀있었지만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다 ㅠㅠ ㅎㅏ 웨스트사이드는 도대체 킬포가 몇개나 있는거냐옹

출처 구글

뷰가 탁 트였는데 옆에 공원도 있으니 각잡고 자유여신상이랑 한번 손흔들어주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타 배터리파크 뚫고 쭉 바이크레인을 따라가면 위에서 언급했던 Pier 16이 나오고 이스트리버로 넘어가며 도돌이표가 된당 ^^

집에오면 또 술상을 차려야지

열심히 놀았으니 또 한잔 .. ㅋㅋ 위스키잔이 없어서 와인잔에 따랐음. 안주는 뭔가 한국바의 모듬야채

야채는 금방 사라지고 그담엔 또 한국스타일의 마른안주 ㅋㅋ 쥐포와 땅콩.
보통 쥐포는 마요+간장에 찍어먹는데, 아는 지인이 알려준 정말 맛있는 소스는 마요+타바스코
시도해보세여 정말 맛있어여...

boil(봉지찜) 소스

나는 코로나 전에는 Boil을 어어엄청 좋아했다. 남자친구 집에 놀러올때 스노우크랩/쉬림프 콤보에 케이준소스 넣어서 꼭 띨롱띨롱 들고와 게살까서 남자친구 맥이는게 나의 낙이었음 ㅎㅎ
남자친구 생일때도 Claw daddys에 데려감 ㅋㅋㅋ

근데 코로나때는 아마 닫기도 했고, 일도 안하니 레스토랑에서 테이크아웃 해오기는 좀 그랬던지라 우리가 직접 마트에서 사왔당. 마트에서 사먹으면 매우 저렴한 랍스터 ㅎㅎ

소스는 내가 만들음. 마늘+버터+케이준시즈닝+고춧가루+양파 이렇게 ㅋㅋ 대충 비슷하다.

푸짐하쥬?

우리도 확찐자에 합류해야 한다며 열심히 먹었다는..

씽씽이 타고 센트럴파크 안가면 섭섭하쥬.
그 넓은 센팍도 스쿠터와 함께라면 한바퀴 도는거 일도 아니라는 ㅎㅎ

Domino Park

한번은 윌리엄스버그 브릿지 건너줘서 브룩클린으로 넘어감. 브릿지 건너면 바로 나오는 도미노 파크
원래 슈가공장인가 그렇다는데 공원으로 재구성했다.

나두 저런 물놀이 좋아하는데.. 애들이 다 차지하고 있으니 체면이 있어서 합류하지 못함 ㅠㅠ

브룩클린스러운, 힙스터리쉬한 분위기가 넘친다.

텅빈 공장 터


바베큐가 너무 하고 싶은데, 뉴욕은 마땅치 않은 것 같아서 zipcar를 해서 베어마운틴으로 바베큐 하러 감.
근데 아뿔싸 파킹장이랑 바베큐 스팟도 장비들고 걸어가기엔 살짝 멀더라구요...

사람들은 다 5명 넘는 그룹이라서 한명씩 장비를 들고 잘 가는데.. 우리는 두명에다가 카트같은것도 안가져가서 오똑하지 ㅠㅠ 발만 동동 구르다가...

남자친구가 트렁크에 데려왔던 씽씽이로 왔다갔다 다 나름 ㅋㅋㅋㅋㅋㅋ (기승전 스쿠터 찬양글 미안합니다..)

근데 원래 비치되어있던 바베큐 그릴을 다 치웠더라구요. 이때 한창 코로나라 그랬나봐요.
근데 우리는 다행히 또 누군가 버리고 간 그릴을 찾아서 씀.. ㅋㅋㅋㅋㅋ

열심히 굽는 남자친구
삼각대가 없어 테이블에 놓고 열심히 찍은 사진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 말처럼 차콜에 구우면 신발도 맛있을듯.. ㅎㅎ

이렇게 여름보내고 취직한 다음부터는 또 뉴저지로 돌아가서 집콕 근무하느라 사진이 없다

급 겨울됨

저때가 땡스기빙 쯔음인가? 여름의 폭풍 먹방으로 살이 디룩디룩 쪘는데, 남친이 오은영 박사님 닮았다고 ㅎㅎ;;
고.. 고마워요..

이러다 땡스기빙때 우리 붕붕이가 들어섰다 ^^


전의 포스팅에서는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하반기에는 온통 데이트한 이야기밖에 없구만요..
이게 공원 리뷰인지 코로나일지인지.. ㅋㅋ

나의 락다운 생활 요약

코로나 일지 1편과 2편을 통틀어 요약하자면 위 그림과 같다. 스쿠터 타고 돌아다니고, 낮술하고 화장지 사러 다니고, 학교 과제하고 졸업하고 취업하고, 교통사고가 났었고, 물고기 키운 사진은 귀찮아 올리지 않았지만 그또한 나의 큰 일상이었다 ㅎㅎ

이제는 아가가 생겨서 저렇게는 못놀것 같아서 아쉽지만.. 언젠가 크면 같이 놀수있겠지 ^^;
빨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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